[순창 농부]순창군창업유통연구회 변수기 회장, 임하수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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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농부]순창군창업유통연구회 변수기 회장, 임하수 총무
  • 구준회 객원기자
  • 승인 2024.03.05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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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농부들을 만나다③] 2차 가공 먹거리를 생산하는 50여명 농민 단체
농업기술센터 가공·창업교육 수료, 농산물 생산·가공·유통 전문판매원 등록

열린순창과 순창친환경연합영농조합법인은 순창 농부들을 만나다특집기획을 연재합니다.

순창군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있다. 1차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은 물론, 큰 틀에서는 2차 가공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도 존재한다. 오늘날 우리의 밥상은 가공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학교급식의 경우도 전체 식자재 중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육박하고 있다.

순창군에는 50여명의 가공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단체인 순창군창업유통연구회가 있다. 이들 중에는 가공먹거리의 원료 농산물을 직접 생산하는 농가도 있고, 지역의 농산물을 공급받아서 가공 생산하는 농민도 있다.

이 단체를 운영하는 변수기 회장(희나리목장&카페)과 임하수 총무(아미딸기농장)를 만났다. 변수기 회장은 적성면에서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농장에서 생산된 원유로 수제요거트와 수제치즈를 가공·판매하고 있으며, 임하수 총무는 금과면에서 딸기농사를 지으며 로컬푸드 판매와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변수기 회장(왼쪽)과 임하수 총무

 

순창군창업유통연구회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희 연구회는 순창군농업기술센터의 가공·창업교육을 수료하고 농산물을 생산·가공·유통하는 농가 중 유통전문판매원을 내신 분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교육을 받았던 농가들이나 품목연구회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사해 보면 다수의 농가들이 유통·마켓팅 부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요즘 가장 한 유통 채널이 라이브커머스인데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이나 장비를 각각의 농가들이 갖추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회에서 농업기술센터에 요청하여 가공·창업교육 과정에 라이브커머스방송에 대한 교육과정과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방식의 유통이나 마케팅이 활성화되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연구회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요?

"매해 30여명의 새로운 교육 수료자들이 배출됩니다. 하지만 그 중 지속성을 갖고 사업을 이어가시는 분들은 1/30 정도입니다.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바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많은 분들이 처음 창업·유통에 접근하는 방식이 내가 농사지은 것이 남아서 누룽지를 만든다거나 착즙을 한다거나 잼을 만든다거나 하는 방식이거든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미 시장에 있는 제품을 만들어봐야 판매가 어렵습니다. 기존의 것과 다른 차별화된 제품이 나와 줘야 하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교육 수료 이후에 사업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편 아미딸기농장처럼 생산도 하면서 가공, 체험까지 스펙트럼을 넓혀가면서 유지해가는 농가도 있죠. 어쨌거나 창업유통연구회가 4년차가 되면서 노하우도 쌓이고 체계가 잡히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변수기 회장이 운영하는 희나리카페

 

대다수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판매 내지 유통일 텐데요, 어떤가요?

"순창군내에서 농가들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은 공판장 아니면 로컬푸드 판매장 정도이죠. 아는 사람이 좀 있다면 지인 판매 정도. 하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죠. 공판장은 농산물 가격의 등락폭이 너무 심해서 어떨 때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순창의 로컬푸드 판매장은 규모가 너무 작아서 왔다 갔다 하는 만큼의 이익이 나오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래서 스마트스토어 입점이나 쿠팡 같은 다양한 유통 채널을 회원들에게 알려드리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농가들의 판매·유통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1차적인 방안이 군내 학교급식, 공공급식에 공급하는 걸 텐데요, 순창의 학교급식에 순창산 가공식품은 거의 들어가지 않고 있어요. 왜 그런 것일까요?

"정말 어렵게 해썹(HACCP) 등 학교급식에 들어갈 수 있는 요건을 갖추어 납품을 해 봤는데요. 저희 농가들이 생산할 수 있는 용량과 학교급식에서 요구하는 용량과 차이가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현재 저희가 생산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는 180ml 인데, 학교에서는 100ml를 원해요. 그런데 100ml 단위 포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됩니다.

일반적으로 “180ml100ml로 줄이는 것이 뭐 그리 큰일이야?”라고 질문하실 수 있지만 새로운 용기나 라벨을 제작하는데 주문해야 하는 최소 수량(파우치 초도 주문 3만개)이 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발생해요.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용량이라면 3만개 금방 소진할 수 있겠지만, 100ml의 경우 학교급식 전용인데, 급식만으로는 3만개의 파우치을 소진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선뜻 투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죠.(3만개의 파우치를 새로 제작할 경우 동판비 500만원 및 초도물량 비용 약 1200만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한다-편집자주)"

임하수 딸기 체험 농가

 

군의 창업·가공교육을 수료하고도 가공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 창업을 못하는 농가들의 경우는 어떻게 하시나요? 순창군에서 지원책이 있나요?

"앞에서 말씀드린 신규 파우치와 마찬가지로 가공시설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초기 자본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해요. 포장재나 용기의 라벨의 경우 초도 물량이 몇 만 장씩 되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공공장을 갖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군에서 수요 조사를 하여 현재 누룽지, 동결건조, 오란다과자를 생산할 수 있는 가공시설을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모든 농가의 필요에 맞춰 시설을 갖출 수 없다보니 요일별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잼이나 즙에 대한 요구도 많아서 2 농산물 가공센터를 설립 중에 있는데 당초 계획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4년차에 들어서는 순창군창업유통연구회, 2024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직 더 보완하여야 할 부분이 많이 있지만 라이브커머스방송 할 수 있는 장비가 작년 말에 완성이 되어서요. 올해는 본격적으로 라이브커머스방송을 통한 유통 활성화, 유통마켓 다양화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행복순창몰과 함께 라이브커머스방송 하는 것도 농업기술센터 농산물유통팀에 계속 건의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라이브커머스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려면 유명인의 출연이 필요해요. 그래야 펜덤이 형성이 되어서 고정 고객이 생기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것도 군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진행이 안 되고 있어서 아쉽습니다(유명인 출연 비용 약 500만 원 소요). 또 한편으로는 전국 박람회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국에서 모인 식품가공업체들의 제품을 보면 나의 제품을 어떻게 혁신 할 것인지가 보이거든요. 어쨌거나 저희가 군에서 지원해주는 교육을 통해서 창업·유통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연구회 차원에서 회원들이 생산한 먹거리를 지역에 정기적으로 나누고 환원하는 일도 많이 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지금까지도 군에서 많이 지원을 해주었지만, 지역 농가들이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졌으면 합니다. 자신의 제품을 개발하고 테스트해보고 생산을 시작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군에서 지원해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제품을 성공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에 개별 농가가 설비를 갖추기 위해 투자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그런 후 개별 농가가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다면 그 부분은 개인이 투자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래야 우리 지역 학교급식과 공공급식에도 더 많은 지역 가공품이 들어가고 농가소득도 증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순창군먹거리위원회()가 작년 11월에 선진지 견학을 위해 방문한 충남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에서는 2020년부터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가공센터의 부지는 약 1258로 추출농축기, 충진기, 포장기 등 60종의 장비가 구축되어 있으며 농민들은 제품개발상담, 레시피 작성지원, 샘플생산, 제품 표시사항 검토 등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인구 3만명의 청양군이 지역먹거리 종합지수 최고등급을 받은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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