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78>

기사승인 2019.06.27  

공유
default_news_ad1

- ‘열둘째’와 ‘열두째’ 구분해서 쓰세요

‘열둘째’는 수량, ‘열두째’는 순서
‘둘째’는 수량과 순서, ‘두째’는 사어

“위에서 ‘열두째’ 줄을 읽어봐.”
“왼쪽에서 ‘열두째’에 있는 저 사람이 내 남자친구야.”
“옛날에나 있었지, 요즘에는 ‘열둘째’까지 낳아 기르는 그런 집은 아마 없겠지.”
“속상하겠지만 마음 풀어요. ‘열둘째’만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 시험에 통과한 사람도 있다는데요, 뭘.”
예문에서처럼 ‘열두째’와 ‘열둘째’를 구분해야 맞는데, ‘열두째’를 써야할 곳에 ‘열둘째’로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례를 나타내는 접미사 ‘째’ 앞에 어떤 말을 써야하는가의 문제다. 과거에는 ‘두째, 세째, 네째’와 ‘둘째, 셋째, 넷째’ 등의 표기를 구분해 전자는 ‘차례’, 후자는 ‘수량’을 나타냈었지만, 현행 표준어 규정에서는 ‘둘째, 셋째, 넷째’ 등으로 표기를 통일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나타내게 했다. 따라서 ‘두째, 셋째, 네째’라는 말은 더 이상 쓰지 않는다. 
그러나 위 예문에서처럼 십 단위 이상에서는 ‘열두째, 스물두째, 서른두째’ 같은 말을 쓴다. 번째, 즉 차례를 나타낼 때 이렇게 쓴다. 이는 우리가 말을 할 때 받침 ‘ㄹ’이 분명히 탈락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열둘’에 접미사 ‘-째’가 붙어 파생어가 만들어질 때 받침 ‘ㄹ’이 탈락하는 현상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1957년 완간된 한글학회 <조선말 큰사전>에 이미 ‘열두째’란 올림말이 보인다. 이와 대비해 몇 개째(수량)란 의미로 쓸 때는 애초 통일한 취지를 살려 ‘열둘째, 스물둘째, 서른둘째’ 식으로 구별해 적는다.
위에서 첫째, 둘째, 셋째 등에서는 순서(차례)이든지 수량이든지 불문하고 첫째, 둘째, 셋째로 통일한다고 했다. 그런데 순서가 첫 번째나 두 번째쯤 되는 차례를 아울러 나타내는 말이 있다. 그것을 ‘한두째’라고 한다. ‘한둘째’라고 하지 않는다. 이 역시 현실 발음에서 받침 ‘ㄹ’이 분명히 탈락하므로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극장에서 한두째 줄에 앉아 영화를 봤더니 아직까지 목이 뻐근하다”처럼 쓴다. 마찬가지로 순서가 두 번째나 세 번째쯤 되는 차례를 나타내는 말은 ‘두세째’다. ‘두셋째’는 틀린 표기다.
세 번째나 네 번째쯤 되는 차례는 어떻게 적을까? ‘서너째’와 ‘세네째’ 사이에서 고민이 될 수도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우리말에 ‘세네’라는 말이 없다는 점을 떠올리면 된다. 설령 그것을 모르더라도 우리가 보편적으로 쓰는 말이 ‘서너 명’, ‘서너 개’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서너’를 고를 수 있다. 문법이나 여려 규정도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익숙하고 보편적인 경우가 대개는 맞다.

- 이혜선(편집위원)

이혜선 -

<저작권자 © 열린순창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