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비행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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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비행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이야기 (4)
  • 설상원 목사
  • 승인 2018.03.22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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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원 적성교회 목사
비행(飛行)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비행(flight) 이야기 - 넷
“아이들이 영어를 잘 하고 있었다”

 

칼리코 은광촌을 나와 라스베가스까지

 

신(GOD)은 오늘도 우리에게 건강하고 상쾌한 아침을 허락해 주셨다. 모두 아침을 먹고 출발 준비에 앞서 거실에 둘러 앉아 2박 3일의 일정을 소개한 뒤 우리의 걸음을 시작했다. 엘에이(LA)에서 출발하여 라스베가스(Las Vegas)를 거쳐서 미국 아리조나주(Arizona) 북서부의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의 대협곡 그랜드 캐년(Grand Canyon)까지의 왕복 2박 3일간의 운전기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전날 밤에 인솔교사들이 준비한 든든한 군것질 거리를 챙겨서 승합차량에 올랐다.
얼마나 달려왔을까? 또 얼마를 가야 목적지에 도착할까? 우리는 잠시 시간의 문제와 걱정을 내려놓아야 했다. 우리는 오늘 아무리 빠른 시간으로 달린다고 해도 중간 목적지인 여관(라스베가스)까지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먼 거리를 흥겨운 십대들의 노랫소리와 깔깔거리는 행복한 웃음을 터트리며 달렸다. 고속도로 휴게소 외에는 인적이 드문 사막의 거의 직선도로를 달렸다. 얼마나 적막했는지 고속도로 옆을 지나는 화물 기차가 반갑기까지 했다. 달리는 화물 기차가 100량을 넘어 헤아리다 놓쳐버렸다. 넓은 땅과 어마어마한 기차 길이에 우리는 또 놀라게 되었다.
얼마를 달려왔을까? 우리는 잠시, 칼리코 은광촌(Calico Ghost Town)에 들렸다. 입구에 도착하니 미국 서부의 할아버지가 권총을 차고 웃음 지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칼리코 은광촌은 1881년, 은을 캐는 광산으로 출발하여 1907년에 문을 닫고 한동안 흉물스런 곳으로 남아 있다가, 1951년 월터 노트(walter Knott)가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그 당시의 학교, 식당, 소방서, 가게 등의 모습을 재현해 놓자,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민속촌 같은 느낌도 들었다.
홍석현 작가는 그의 책 <한반도 평화 만들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끄는 데 문화의 역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문화는 다양한 형태로서 보다 깊은 대화의 밑거름이 된다. 또한 보다 높은 차원에서 생각하고 보다 원대한 무언가를 추구하도록 영감을 주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문화는 우리의 사고를 바꾼다. 문화는 우리가 처음 방에 들어설 때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방을 나갈 수 있게 만드는 잠재력이 있다.”
그렇다. 작은 불씨 하나가 중요하다. 작은 문화가 시작이고 끝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은을 캤던 문 닫은 폐광촌을 은을 캐지 않는 은광촌으로 복구한 작은 한 사람의 변화와 문화의 몸부림이 숭고하게 느껴졌다. 오늘 우리나라는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를 점검하고 문화의 기반을 다지고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문화를 살리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젊은 세대와 청소년들에게 그 역할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 문화를 살리는 길이 미래를 개척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순창의 문화를 살리고 키워가는 일도 우리 모두의 일이며, 어른들은 순창의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어야 할 것이다.
은광촌을 나와서 또 얼마나 달려왔을까? 드디어 중간 여관격인 라스 베가스(Las Vegas)에 도착했다. 이른 저녁이어서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미션을 수행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학부모님들의 허락을 받고 용돈 가운데 쇼핑의 기회를 주었다. 몸으로 하는 영어가 아닌 투박하지만 영어로 쇼핑하기를 기대하면서. 시간을 약속하고 모두 흩어졌다. 인솔교사들은 청소년들의 동선을 살펴보았다. 이럴 때 ‘깜놀’이라고 하는 것일까? 한국에서는 터지지 않았던 영어가 자신이 원하는 선물을 쇼핑하면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띠며 점원과 영어로 소통하는 모습이 대견해서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역시 영어는 현지인과 부딪히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다. 약속한 시간에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각자 구입한 선물에 대해 이야기 하며 웃고 떠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무슨 선물을 구입했는지 궁금했다. 엄마를 위한 립스틱, 아빠를 위한 지갑, 그리고 자신을 위한 책가방, 티셔츠, 신발 등 모두 행복한 표정이었다. 인솔 교사들은 그런 모습도 흐뭇했지만 아이들의 뻥~ 터진 영어가 더 행복했다. 우리 아이들은 영어를 잘 할 줄 아는 아이들이었다.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하여 라스베가스까지, 온종일 수고한 우리는, 푹신하고 편안한 최고의 숙소 밸리스 호텔 (Bally's Hotel Las Vegas)에 짐을 풀었다. 인솔교사들은 최고의 호텔 안에 있는 최고의 뷔페식사로 청소년들을 섬겼다. 교사들의 마음은 지치고 힘든 십대들을 그 무엇으로라도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었다. 우리 청소년들은 라스베가스의 최고의 호텔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미래의 꿈을 꾸었으면 참 좋겠다. 그들이 꾸는 꿈과 문화에 이 나라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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