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이어트 보다 아름다움(미) 기준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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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이어트 보다 아름다움(미) 기준 바꾸기
  • 류기혁 전 교육원장
  • 승인 2018.01.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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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혁 전)전북공무원교육원 원장
         전)전라북도 복지여성보건국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은 고민합니다. 데이트 중에 있을지도 모르는 핑크빛 일탈을 위해 섹시한 팬티를 입을 것이냐, 아니면 튀어나온 똥배를 감추기 위해 체형 보정용 속옷을 입을 것이냐를 두고. 이 부분에서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들어 비만은 거의 ‘죄악’ 취급을 당합니다. 개그우먼 이영자 씨가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것이 수술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식이요법과 운동에 의한 것인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티브이 프로그램은 아예 뚱뚱한 사람들을 모집해 그들이 고통을 참아가며 살을 빼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다분히 사디즘적인 시각에서 보여줍니다. 이런 프로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구나 살 빼는 데 공감을 하기 때문입니다. 살 빼는데 왕도는 없습니다. 운동도 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다 먹으면서 살을 뺀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진리에 가깝습니다. 몇 개월 만에 외국 영화를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머리는 거짓말을 해도 몸은 정직합니다. 먹은 만큼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면 살이 찌고, 섭취한 열량만큼 소비하면 살이 찌지 않습니다.
그럼 좀 더 근본적인 문제로 들어가 봅시다.
서울대 동물생태학 최재천 교수는 모 일간지 칼럼에 어떤 생명체도 아침에 눈 뜨자마자 게으르게 누워서 먹이를 먹을 순 없다며 백수의 왕자라도 고픈 배를 움켜쥐고 사바나를 뛰어다니며 먹잇감을 잡아야 하고 먹이는 늘 쉽게 잡히는 것도 아니요. 자연의 삶에 있어서 굶주림은 일생의 동반자이며, 허기와의 싸움은 목숨을 건 사투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방을 몸에 축적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한 형질이었을 겁니다. 우리의 유전자는 존속을 위해 지방을 축적하기 쉬운 구조로 개체를 진화시켰을 것이고 또는 지방축적이 용이한 존재들만이 자연 선택되었을 것이니 지방축적이 잘되는 음식이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당연한 순서였겠죠.
나트륨도 마찬가지입니다. 체내 수분 함유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트륨에 대한 친화력이 역시 높은 것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죠. 인간의 지능이 발달하고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식량문제는 더 이상 절박한 것이 아니죠. 물론 아직 제3세계 사람들도 있고, 밥을 늘 굶는 결식아동들도 남아 있지만 논외로 치고, 인간은 눈 뜨자마자 아침을 먹고 그 에너지를 채 소비시키기 전에 또 음식을 섭취합니다. 음식 섭취량은 늘었는데 운동량은 현저히 모자랍니다. 우리 몸은 지방과 나트륨에 대한 친화도가 높은 편인데 이런 음식들은 넘쳐납니다. 삼겹살, 기름에 튀긴 짭짤한 감자튀김, 크림 설탕 버터가 양껏 들어간 케이크, 쿠키와 아이스크림. 우리 혀는 이런 음식을 아주 좋아하고 우리 몸은 게으르게 늘어지는 것을 언제나 좋아합니다. 이런 생활을 지속하다보면 살이 안 찔 수 없죠.
살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뚱뚱한 몸을 죄악시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상보다 체중이 더 나가면 움직임도 둔해지고, 무릎이나 발목뼈에 무리가 올뿐 아니라, 각종 성인병 발병 확률이 높아지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살이 찌면 게으름과 저급함의 소치로 몰아붙입니다. 도대체 살찌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생물학적 기준에서 보면 미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아름다움은 철저히 유전자에 종속됩니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곧 아름다움입니다. 강한 유전자를 지닌 개체가 곧 아름다운 개체와 동의어로 받아들이죠.
이제 유전자의 선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다시 형질을 솎아내야 할 필요성을 느낄 줄 모릅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미에 대한 기준, 즉 성적 매력의 기준을 바꾸는 것입니다. 요즘 사회의 전반적인 경향은 표준 체중보다도 마른 사람을 선호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몸이 아름답다고 여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솎아나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디즘(sadism)> 성적 대상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성적인 쾌감을 얻는 이상 성행위. 가학증 또는 학대음란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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