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동심리 주민들, ‘벌벌 떨며 도로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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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동심리 주민들, ‘벌벌 떨며 도로 다닌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7.20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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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망 사고…구조적 문제 지적

▲교통사고로 이웃을 2명이나 잃은 동심리 주민들은 이 도로를 다니기 무서워한다.
도로 선형 개선 요구에 내놓은 대책…풀베기가 전부

동계면 동심리를 지나는 도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망사고가 났다. 불안해하는 주민들은 이 도로의 구조와 주변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할 기관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동심리를 지나는 도로에서 지난 10일 경운기와 트럭이 부딪혀 경운기 운전자 김아무개 씨가 숨졌다. 사고는 농로에서 도로로 진입하던 경운기를 미리 보지 못한 트럭이 그대로 들이 받으며 일어났다. 사고가 난 장소는 급커브에 경사까지 심한 곳이고 가드레일 주변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 진입차량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사고가 난 며칠 뒤 도로관리기관인 남원국도유지관리사무소는 사고현장 주변의 풀을 베고 나무를 제거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도로선형을 개선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현장은 농로가 도로보다 지나치게 낮고 사람 키보다 더 높게 풀이 웃자라있었다. 이 때문에 경운기가 절반이상 도로에 진입해야 양쪽이 보인다. 주민들은 농로를 높여 시야를 확보하면 농로에서 진입하는 사람과 도로를 다니는 사람 모두 대응할 시간이 생긴다며 이를 반영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 주민은 “길이 먼저 생기고 경지정리가 나중에 됐다. 도로에 나가기 전에 다니는 차량을 보게끔 해줘야지 않냐”고 말했다.
동심리에서는 지난해 오동마을 진입로와 지방도로 교차지점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선형 개선을 요구한 적이 있다.(<열린순창> 299호, 2016년 6월16일치) 공교롭게 이 장소도 마을 진입로가 지방도보다 낮아 지방도를 지나는 차량을 조기에 발견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 때도 관리사무소 측은 무대응으로 넘겼다. 두 사망지점은 300미터 거리인데 오동ㆍ이동 정류장과 동심 제1저수지 구간은 경사가 지고 급커브 구간이어서 지난 몇 년간 트럭이 전복되고 운전자가 중상을 입는 등의 사고가 빈번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강력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남원국도유지관리사무소는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포장과의 한 직원은 “선형 작업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구배를 높이는 게 보다 안전한 방법은 맞다. 국도와 지방도는 원래 농로에서 진입할 수 없도록 돼있는데 거의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요구되는 현장이 많다”며 “금액이 크면 바로 조달할 수 없다. 선형 개선은 중장기 계획으로 예산을 확보한 후 해야 한다. 추후에 반영해서 예산을 확보하도록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냈다. 이 직원은 관리자급이면서도 성명과 직책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는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또 다른 관리자급 직원은 “11명의 보수원이 2000km의 도로를 관리하고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한 동네에서 사고로 두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여기에 도로 구조의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담당자들의 이 같은 답변은 주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한 주민은 “지난해 사고 났을 때도 그냥 넘어갔다. 풀은 내년이면 또 자란다. 풀만 벤다고 대책이 될 수 없다. 해결방법이 나와 있는데도 안하고 있다. 주민들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말했다. 사고 후 남원국도유지관리사무소와 경찰, 군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도로정비 대책을 논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동심리 이장은 한 명도 없었다. 기관끼리 대충 입 맞추고 끝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이장은 “몇 사람이 모여서 얘기하는 것을 봤다. 나한테는 나오라는 전화 한 통 없었다”며 분개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언제 사고가 날지 알 수 없다며 다음은 내가 당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매일 불안에 떨며 이 도로를 다니는 동심리 주민들의 작은 바람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험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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